▣ 내가 사는 이유
산 자에게는 희망이 있으나 죽은 자에게는 희망이 없다
다음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한 구절이다. 하나의 시로서 사람들에게 애송되고 있는 이 고통스러운 독백은 절망에 빠진 한 인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포악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마음속에서 참는 것이 더 고상한가?
아니면 고난의 바다에 대항하여 무기를 들고
반대함으로써 이를 잘라버리는 것이?
죽는 것은 잠자는 것, 그뿐이다.
만일 잠잠으로써 우리의 육체가 상속받은
마음의 고통과 수천 가지 피치 못할 충격을 끝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열렬히 원할 극치.
죽는 것은 잠드는 것, 잠들면? 아마 꿈꾸겠지.
아, 이게 곤란해.
그 죽음이란 잠 속에서, 우리가 이 육체의 굴레를 벗어났을 때,
어떤 꿈들이 찾아올까?
이것이 우리를 주저케 한다. 이 때문에 불행을 한평생 끌고 간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참으려 하겠는가?
세상의 회초리와 조소, 압제와 횡포, 세도가의 멸시, 업신 당한 사랑의 고통,
법률의 지연, 관리의 오만불손, 참을성 있는 유력자가 천한 자로부터 받는 발길질을,
단 한 자루의 단도로 스스로 생을 결산할 수 있는데도? 누가 지루한 인생 아래 신음하고 땀 흘리며 짐을 지려 하겠는가,
사후의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면,
나그네 한 번 가서 돌아온 일 없는
미지의 나라가 의지를 망설이게 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것에로 날아가기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겪는 저 환난을 참게 하지 않는다면?
이리하여 생각은 우리를 모두 비겁자로 만들고
그래서 결심의 본래의 빛깔은
사색의 창백한 빛깔 때문에 파리해지고
중대한 웅도는 이 때문에 가던 길이 비뚤어지고
행동이란 이름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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