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시험에 앞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실 즈음 저는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겠지요.
아버지께서 보실 때는 어떠실지 몰라도 정말 3학년, 1년 동안은 열심히 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만으로······
그러나 너무 힘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 힘드냐고 물어볼 때마다 정말 힘이 들고 외로워 죽겠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도중에 포기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 하늘이 내게 얼마나 더 많은 눈물과 땀, 고통을 요구하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남몰래 많이 울어도 봤습니다. 한 때는 제 체력을 원망도 했어요.
'체력 하나만은 믿었는데.'
하루 3시간 수면은 내게 너무나 많은 인내를 요구했고요, 저는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자식으로 살아가려고 엄청난 노력을 다했습니다. 또한 열아홉 해를 살아오며 많은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은 소수의 엘리트들이 이끌어 간다는 것.'
그래서 저도 그 대열에 끼워 들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에 와서 저 자신이 이렇게 무너질 줄은 꿈에 조차 생각 못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신뢰마저 잃은 상태입니다.
일단, 제가 1년 동안 이렇게 고생하면서 공부한 이유는 20대가 되기 전에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서입니다.
'열아홉 해 동안 살아오면서 아버님께 한 번도 인정받아 보지 못한 아들이기에···믿는 하나뿐인 아들인데···정말 죄송합니다.'
항상 사회생활에 최고를 추구하려고 노력하시는 아버지, 그 아버지이기에 아들에게 거는 기대감도 물론 크시겠죠.
어렸을 때는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왜 이리 믿고 기대하시는지.
제가 점점 어른이 돼 가면서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들로서 본분을 다하자고 꼭꼭 인정을 받아 보자고 '넌 역시 내 아들'이란 소리를 들어 보자고.
하지만 힘들어요. 정말 많은 눈물과 고통을 느꼈는데 ······.
1, 2학년 때 놀았던 죄와 벌이 이렇게 클 줄 몰랐어요. 하지만 제가 믿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노력, 이거 하나만은 믿습니다.
비록 제 자신에 대한 신뢰는 약하지만 이 노력 하나만으로 자신감을 세울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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