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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인생변주곡) 대풍교의 우정

by 양쌤학점은행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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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풍교의 우정

우정은 친구 간에 나누는 친밀한 정이다.

우정을 나누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행복감을 느끼면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그러나 슬픈 일을 당했을 때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은 함께 슬퍼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은 인간이 갖는 오욕칠정의 감정에서 발로 된 것이지만 그중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즐거운 일도 생기도 때론 슬퍼해야 할 일도 허다하게 만나게 된다.

오욕 (五慾) : 다섯 가지 욕심
- 수면욕 (睡眠慾)
- 식욕 (食慾)
- 색욕 (色慾)
- 명예욕 (名譽慾)
- 재물욕 (財物慾)

칠정 (七情) : 일곱 가지 감정
- 희(喜) : 기쁨
- 노(怒) : 노여움, 화냄
- 애(哀) : 슬픔
- 락(樂) : 즐거움
- 오(惡) : 미움
- 욕(欲) : 욕망 (두려움)
- 애(愛) : 사랑

내가 살아가는 고향에 근무한 지도 벌써 십수 년 전이었고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끼리끼리 드물게 만났을 뿐 옛 친구들이 모두 모여 우정을 나눌 기회는 한 번도 갖지 못했다.

헤어짐이 그리움이라든가.

'유붕이 자원 방래하니 불역열호 有朋 自遠 方來 不易悅乎 '라고 논어에서 공자도 말했다.

공자님의 세 가지 즐거움[군자삼락/君子三樂] 중 두 번째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하는 교유(交遊)의 즐거움이다.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 친구가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다.

不亦說乎(불역열호): 역시 기쁘지 않은가. "
亦說(역열)"과 같은 뜻이지만 이렇게 반문법을 씀으로써 더욱 강렬한 어감을 나타낼 수 있다.
• 說(기쁠열): 기쁘다, 즐겁다. 悅(열)과 같다.

우리가 지난 유월 어느 날 모처럼 학창 시절을 되새겨보는 기쁨의 자리를 가졌다.

대풍교 다리 밑에서의 해후.

단순한 내가 다닌 학교 동창회가 아닌 순창의 같은 기期(기약할 기) 동창들과 함께 하는 연합 모임.

같은 연배이면서 길거리에서, 다른 모임에서 눈길로만 서로 알 뿐, 말 트는 일이 없이 알음알음 알기만 했던 어색한 표정으로 지나쳐야 했던 서로가 이제는 흉금을 터놓고 소주잔을 건네받으면서 그간 소원했던 이야기로 많이 시끄러웠지만 모두가 흐뭇한 표정이다.

'흉금(胸襟)'은 '앞가슴의 옷깃'을 뜻하는데
흉금을 터놓는다는 것은 비유적으로 '마음속 깊이 품은 생각'을 보여 준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을 '胸禁'인 걸로 오해해 "흉금 없이 얘기해 봐" "동석한 분들과 흉금 없는 얘기를 나눴다"라고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때는 "흉금을 터놓고"라고 해야 바른말이 된다.

그간 서로의 직접적인 교감이 없었지만 금방 친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고향이 주는 신뢰에 정이 아닐까.

서울에서 비행기로 도착한 친구들을 비롯하여 인근 전주, 익산, 광주 등 원근을 마다하지 않고 나온 친구들의 얼굴은 어느새 세월의 빠름을 읽을 수 있었고 머리도 아예 하얗게 변해버린 친구도 있었다.

이 모임이 아니었더라면 거리에서 보더라도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친구들의 얼굴도 많았다. 그러나 꼼꼼하게 훑어보면 학창 시절의 그 까까머리 인상은 읽어볼 수 있었다.

" 야, 너 몇 년 만이냐?"

"야 이  xx야"

40대 중반의 사회 중견인으로 나타나는 중후함이나 무게 잡는 폼도 없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오랜만의 막 트는 부름이 그렇게 친근하고 정겹지 않을 수 없었다. 향기 나는 고향 정취가 물씬 풍기는 참으로 정서적인 시간이었다.

땀 흘리며 열심히 보양탕 솥단지에 불을 지피는 친구도 있고 삼각팬티만 입고 물속에서 열심히 투망질하여 즉석 매운탕을 끓여대는 고향 친구의 얼굴에서 모처럼 객지의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리는 듯했다.

옥천玉川을 끼고돌며 물장구쳤던 이야기며 금산자락의 한 모퉁이에서 주먹질로 서로의 힘겨루기를 했던 이야기 등 삶의 버거움을 뒤로한 채 이런저런 이야기로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회가 주는 계급장도 잊고 순수의 동심으로 만난 이날 우리의 해후는 끝이 날 줄 몰랐다.

수구초심 심정으로 고향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읍내로 나와 2차를 마다할 수 없었다. 한 잔씩 더 마시고 어느 여관에서 날을 새우며 우정을 꽉꽉 다졌다.

해후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뜻밖에 다시 만남.'
감격적인 해후
"수구초심"은 한국어로 "수구(手口) 초심(初心)"이라는 표현을 줄인 말입니다.
수구초심은 한자어로首(머리수), 丘(언덕 구), 初(처음 초), 心(마음 심)이라고 쓰는데,
풀어쓰면 '머리를 언덕으로 두는 처음의 마음'이 됩니다.
이 표현은 어떤 기술이나 능력을 처음 배울 때의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즉,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나 노력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대풍교에서의 우정은 이제 인생이라는 앞날을 헤쳐 가는 동료 사냥꾼으로서 거듭나길 희망한다.

순창인淳昌人 모두가 이날 친구들의 우정처럼 진솔하게 이어진다면 생활은 어렵더라도 마음은 풍요롭고 아름다울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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