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와 미움
한 남자가 이웃집 사나이에게 말했다.
"솥을 좀 빌려주세요."
그러나 사나이는 안 된다면서 거절했다.
얼마 후 거절했던 사나이가 찾아와 말했다.
"말을 좀 빌려주시오."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이 솥을 빌려주지 않았으니 나도 말을 빌려줄 수 없소."
이것은 복수이다.
한 남자가 상대방 사나이에게 말했다.
"솥을 좀 빌려주세요."
사나이는 안 된다며 거절했다.
얼마 후 거절했던 사나이가 찾아와 말했다.
"말을 좀 빌려주시오."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솥을 빌려주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말을 빌려주겠소."
이것은 미움이다.
마음은 모든 것의 위대한 지렛대이다 - D.렙스터
◎ 정의(正義)의 차이
어느 나라의 왕이 국민성이 우수하다는 이웃나라를 방문했다.
왕이 그 나라의 유명한 재판관과 함께 나라 안을 탐방할 때였다.
마침 두 사나이가 무슨 일인가를 상의하러 재판관을 찾아왔다.
사건의 경위는 이러했다.
한 사나이가 다른 사나이에게서 폐품을 샀는데
그 속에서 많은 돈이 나왔다. 그 사나이는 폐품을 판 사나이를 찾아가 말했다.
"나는 폐품을 산 것이지 돈까지 산 건 아니니, 이 돈은 마땅히 당신의 것이오."
그러자 폐품을 판 사나이가 말했다.
"무슨 말씀이오. 나는 당신에게 폐품 전체를 판 것이니, 그 속에 있는 건 모두 당신 것이오."
그래서 재판관은 판결을 내렸다.
"당신에게는 딸이 있고, 또 당신에게는 아들이 있소. 그들을 결혼시킨 다음 그 돈을 그들에게 주는 것이 정의에 맞겠소."
그들이 돌아가자 재판관은 이웃나라 왕에게 물었다.
"폐하의 나라에서는 이런 경우 어떻게 판결을 내리시는지요?"
이웃나라 왕이 대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사나이를 죽이고 돈은 내가 갖소. 이것이 내게 있어서 정의입니다."
정의: 충성, 세금, 개인적인 봉사에 대한 보수로서, 얼마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한 나라의 정부가 국민에게 파는 품질 나뿐 상품 - A.G. 비어스
◎ 언약의 증인
매우 아름다운 처녀가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혼자 떨어져 산책을 하다가 그만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게 되었다.
그렇게 헤매다 우물가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목이 몹시 말랐다.
그녀는 두레박을 타고 우물 밑으로 내려가 물을 마셨다.
그러나 다시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도움을 청하다가 목놓아 울어 버리고 말았다.
그때 마침 한 청년이 지나가다 그 소리를 듣고 처녀를 구해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을 맹세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 청년은 길을 떠나야만 했다.
그들은 지금은 잠시 이별하지만 결혼하는 날까지 기다리며 서로의 사랑을 잘 지켜나가자고 약속했다.
그러자 청년은 언약의 증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침 족제비 한 마리가 우물 곁을 지나 숲 속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처녀가 말했다.
" 저 족제비와 이 우물이 증인이에요."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 후 몇 년이 흘렀다.
처녀는 청년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청년은 먼 지방에서 다른 아가씨와 결혼하여 아들을 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가 놀다가 풀밭에 누워 잠시 잠이 들었을 때 족제비 한 마리가 나타나 아들의 목을 물어 그만 죽고 말았다. 아이의 부모는 몹시 슬퍼하며 아들을 장사 지냈다.
그 뒤로 그들은 또다시 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가 한동안 잘 크는가 싶더니 어느 날 우물곁으로 다가갔다.
아이는 우물에 비친 여러 가지 모습을 재미있게 쳐다보다가 그만 우물 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제야 아이의 아버지는 옛날 처녀와의 언약을 기억해 내었다.
그는 아내에게 고백하고 처녀가 기다리고 있는 마을로 돌아왔다.
처녀는 그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은 꿈꾸셨던가, 저 빛나고 아름답던 날들을 그 영원한 약속 이루고자 그대 오신 그날을 - C.P.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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